모녀투병기 4

[대장암투병기] 9. 암 환자 병실 선택하기

엄마의 투병 중 내가 생각해도 나는 엄마에게 최적화된 간병인이었다.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는 모든 과정이 전혀 고되지 않았다. 치료 중 고통을 오롯이 감당하는 엄마가 늘 고마울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유일하게 엄마의 투병 중 엄마에게 화 아니 짜증이 났던 기억이 난다. 수술 이후 병실 이동엄마는 30대에 보장성 보험에 가입해서 암 진단 비부터 수술, 입원 특약을 잘 준비했다. 그래서 병원 치료를 받는데 금전적인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하지만 한 푼이라도 절약을 위해 엄마는 수술 후 컨디션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나니 다 인실로 병실을 이동하겠다고 했다. 2인실 비용이 다 인실의 비해 5배 정도 들어가니 엄마로서는 그 금액이 부담스러웠나 보다. 보험으로 충분히 비용 충당이 가능한데 굳이 병실을 옮기고..

모녀암투병기 2021.03.10

[대장암투병기] 4. 첫 번째 수술

2014년 11월 원자력병원에서 엄마는 첫 수술을 하게 되었다. 수술 전에 입원해서 검사를 받고, 오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순서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원자력병원에 엄마가 입원하던 첫 날부터 나는 엄마의 룸메이트가 되었다. 사실 병원에서 자는 일은 겁이 났다. 눈으로 봐도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을 보면 덜컥 겁이 났고, 구석 구석 울고 있는 보호자들을 볼 때면 나도 같이 눈물이 나기 일 수였다. 그러나 병원에 엄마 혼자 재우는 건 더 마음이 불편한 일이였다. 엄마가 그냥 집에 가서 자고 오라고 했지만 끝까지 말리지 않는 걸 보면 엄마도 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전날 병원 내의 의료용품 판매점에 들려 압박 스타킹을 구입하고, 의료진에게 수술 이후 사용할 물품을 전달 받았다. 수술 일 아침..

모녀암투병기 2020.07.19

[대장암투병기] 3. 외할머니 딸, 우리 엄마

한 달이 지나고 엄마는 김장을 앞두고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입원을 앞두고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은 외할머니를 제외 한 모든 가족들 사이의 공공의 비밀이 되었다. 외할머니의 김장사랑은 참 유난했다. 몸이 아프셔서 움직이지 못하셔도 바닥에 비닐을 깔고 바닥에 주저 앉아 동네 이웃들과 자식들을 동원해 진두지휘 하시며 매해 포기 수의 신기록을 세우는 분이셨다.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김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그리고 알아봤자 속상만 할 것이니, 김장이 끝나고 암에 걸렸다는 걸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엄마가 치질 수술을 하러 입원한 줄 아셨다. 엄마는 검사 결과를 듣고 난 후 회사를 휴직하고, 한 달 간 수술을 기다렸다.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엄마는 한 달 동안 검사 결과를 숨기기 위해 출근시간에..

모녀암투병기 2020.07.16

[대장암투병기] 2. 검사결과 듣던 날

엄마가 아프다는 걸 듣고 난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원자력병원 외래환자 대기실에 모였다. 지난 번 엄마가 혼자 받았던 검사의 결과를 듣는 날이였다. 처음 엄마와 아빠는 두 사람만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뜻을 동생과 나에게 밝혔다. 혹시라도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서 엄마가 우리가 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할까봐 알았노라고 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다. 당일 동생은 마음을 바꿔 엄마, 아빠와 병원으로 이동한다고 연락이 왔다. 휴가를 내지 못한 나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통화를 듣게 된 직장 선임은 휴가 못 낸게 대수냐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11월이지만 날은 왜 이리 좋은지 이렇게 좋은 날 가족끼리 여행을 가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원자력 병원으로 ..

모녀암투병기 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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