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암투병기

[대장암투병기] 5. 수술 후 회복기

뭉치2020 2020. 7. 20. 00:16

나는 참 엄마를 많이 닮았다. 계획적이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우리 두 사람 :) 그래서 자신을 가장 피곤하게 하는 게 스스로가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엄마는 처음 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할 때도 가족들이 염려할 까봐 병원을 스스로 알아봤고, 병원에 입원과 수술을 하면서 필요한 절차들과 혜택들을 스스로 다 체크하면서 투병을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간병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수술 전에는 내 도움으로 충분하지만 수술 이후에는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입원한 병원 간호사실의 추천을 받아 간병인 아주머니를 섭외했다.

 

 

 

수술실에서 병실로 이동하니 간병인 아주머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엄마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였고, 왜소한 체구의 소유자였다. 무엇보다 기운이 정말 없어 보이시는 분이였다. 병실에 올라 온 엄마를 이동식 침대에서 병실 침대로 옮기면서 보니, 호흡기와 소변줄 외에 피통, 주사 바늘이 정신 없이 얽혀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은 앞으로 4시간 동안은 잠들지 않고 심호흡을 계속하고, 기침을 해서 가래를 빼내야 한다고 했다. 호흡이 안정되면 그 때 부터는 잘 수 있고, 가스가 나와야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무언가 한 바탕 지나간 듯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엄마는 "아주머니랑 있을 테니 아빠랑 밥 먹고 와."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아빠도 일정이 바빴는지 아주머니에게 엄마를 부탁하고, 나에게는 잘 도우라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내려갔다.

 

엄마는 정말 아파하다가도 피곤해서 잠들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 마다 엄마를 깨워서 호흡을 시켰다. 호흡을 하는 와중에 엄마는 물이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거즈에 물을 묻혀서 엄마의 입술을 닦아주었다. 한 시도 엄마의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잠시라도 자릴 비우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는 알람이 울렸고, 엄마는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등이 너무 아파." 수술실 침대가 아마 많이 딱딱해서 등이 아팠을 것이다. 수술 후 눕지도 못하고 계속 심호흡을 해야 하는 엄마가 너무 힘겨워보였다. 등을 문지르기도 하고 두드리기도 하면서 엄마의 가래를 뱉는 것을 도왔다. 다리와 팔을 안마해주면서 혈액순환이 잘 되게 온 몸을 만져주었다.

 

엄마의 산소포화도가 정상을 찾고, 물을 마시기 시작하고 한 시름을 놓았다. 그제야 밥을 먹으러 다녀왔고, 그 사이 엄마는 더욱 지쳐보였다. 돌아 온 후에 간병인 아주머니에게 식사를 다녀오시라고 권했다. 아주머니가 나가시자 엄마는 나에게 "딸, 네가 너무 힘들지 않으면 네가 간호해주면 안될까?"라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나간 사이 아주머니는 엄마에게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왜 지금의 간병인을 하고 있는지, 어제까지 너무 힘들었던 사건과 사고를 모두 이야기 했더란다. 병실에 누워서까지 그 이야기를 듣는 게 부담스러웠던 엄마는 아주머니에게 오늘까지만 나의 동의를 구하자마자 아주머니에게 돌아가셔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바로 귀가 하실 수 있게 했다. 당시에는 더 좋은 분이 오셨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했지만, 그 분 덕에 엄마가 투병하는 모든 과정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전화위복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그 이후 엄마의 입원기간 나는 늘 엄마의 간병인으로 엄마 옆에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던 게 기억이 난다. "딸, 나라도 너처럼은 못했을 거 같아. 말하지 않아도 내가 어디가 불편한지, 뭐가 필요한지 다 알아줘서 참 고마워."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엄마에게 미안했다. 늘 엄마는 나를 그렇게 대했는데 서른이 되서야 엄마가 보이기 시작 한 내가 참 미안했다.

 

대장암 투병기를 작성할 때 마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장면과 감정이 기억난다. 종종 그 시간의 감정들로 인해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기록을 통해 그 시간을 잘 보내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5편의 글을 적으며 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는지를 고민하게 된 내용을 다음 편에는 나눠고자 한다.

 

[수술 후 환자 간호 Tip]

1. 수술을 하고 온 환자는 추워합니다. 온도가 낮은 수술방 안에서 장시간 수술을 하고 오니 그렇습니다. 하지만 열이 오르면 안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이불을 덮어주는 건 해롭습니다. 이 때 발에 수면양말을 신겨주고, 발을 마사지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2. 물을 마시고 싶어 할 때, 본문의 내용과 같이 거즈에 물을 묻혀서 입술을 닦아주시면 좋습니다.

3. 가래를 뱉는 것은 너무 중요합니다. 가래를 잘 뱉을 수 있도록 등을 수시로 두드려 줘야합니다.

4. 마지막으로 가스가 나와야 식사가 가능합니다. 병원에서 걸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 받으면, 가급적 많이 걸어서 가스가 나올 수 있도록 병실 복도와 로비 운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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