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카페] 응답하라 1988, 강남 도곡동 브라운핸즈(양재천 카페)
코로나로 인해 일년 간 집콕 신혼생활을 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둘 만의 데이트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이 있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집에 있으면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 감과 배를 찾게 되고, 가사 분담 영역에 칼 날을 세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익숙한 장소를 벗어나 새로운 곳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우리의 전우애를 깊어지게 하는 것 같다.
오랜 만에 우리 집 식구와 카페 데이트를 나섰다. 서울 외곽으로 이동까지는 부담스러웠기에 서울 안에서 어느 곳을 방문할까 고민하던 중 ‘브라운핸즈 도곡점’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작년 여름 방문했던 브라운핸즈 백제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서울에서 있는 다른 지점도 방문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도곡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브라운핸즈 백제점 방문기는 https://twentyquestions.tistory.com/31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라운핸즈 도곡점을 검색해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방문하기는 불편해 보여 차량으로 이동했다. 골목 사이를 지나 인근에 도착하니 빈티지 느낌이 강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로 인해서인지 카페가 크케 붐비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건물 앞 주차장에도 주차 된 차량이 많지 않았다. 주차를 하려고 보니 자리 마다 주차콘이 놓여 있었다. 주차장 끝 쪽에 이동하여 발렛을 맡기고 건물 주변을 돌아보았다.
브라운핸즈 도곡점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로26길 48
주차: 발렛파킹 2,000원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11시(현재는 코로나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9시까지만 영업을 진행한다)
봄에 온다면 건물 밖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 들어서 체온을 측정하고 QR 체크인을 진행했다. 이제 체온 측정과 QR 체크인을 해야 방문하는 곳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드니 코로나 일상에 적응을 한 것 같다. 브라운핸즈 백제점에 비해 규모가 작았지만 그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음료 외에도 호두파이, 뉴욕치즈케이크, 얼그레이쉬폰케이크, 당근케이크, 티라미슈를 판매하고 있었다. 얼그레이쉬폰케이크를 먹을까 살짝 고민했지만, 과자 한 봉지를 클리어하고 왔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음료를 주문하고 본격적으로 카페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전에 방문했던 백제점을 포함해 브라운핸즈카페 지점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판과 소품들을 진열해놓은 판매대가 눈에 띄었다. 다양한 굿즈 중 지난 번 백제 점 방문 했을 때 마음에 들었던 주물 트레이를 발견했다. 가격은 무려 60,000원이었다. 차마 지갑을 열 수 없었다. 1층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있으니 우리 집 식구가 와서 2층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계단을 오르니 입구 좌측에는 사다리가 보였다. 사다리 마저도 멋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2층 입구를 지나니 딱 트인 구조로 1층과는 다른 느낌으로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테라스로 연결되는 문이 있었다. 한 여름 늦은 오후에 방문해서 2층 테라스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1층으로 내려와보니 우리 집 식구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1층 이 곳 저 곳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 카페가 응답하라 1988의 촬영지였다는 사실도 알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카페모카를 마시며 우리 집 식구와 나는 함께 왔지만 각자 온 듯한 시간을 보냈다. 결혼을 하고 처음에는 내가 생각했던 결혼의 모습과 많이 달라 결혼을 후회하는 순간도 많았다. 무엇이든 내 편을 들어줬으면 그리고 늘 나와 함께 했으면 하는 내 편이 남의 편인 것 같고, 혼자가 더 편해 보일 때마다 참 화가 났다. 하지만 일년이 지나니 각자의 시간을 보내나 함께 하는 방법들을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
1시간을 채우고 밖으로 나와 보니 어느 덧 해가 넘어가고 야외의 조명 등이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데이트를 마칠 즈음 내대 막국수를 다녀 온 이후 막국수 앓이에 빠진 내가 저녁을 먹고 집에 가자며 막국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집 식구의 반응을 보니 오늘은 막국수가 영 아닌 듯 했다. 하지만 다음 행선지로 막국수 집을 입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래도 일년 잘 참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브라운핸즈 개항점을 방문해보고 싶다.